
한국 축구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손흥민과 박지성 중 누가 더 위대한 선수일까?'라는 질문을 해보셨을 겁니다. 이 두 선수는 서로 다른 시대에 유럽 무대에서 맹활약하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고, 각자의 스타일과 강점으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 시절 중원과 측면을 넘나들며 팀의 전술적 중심축 역할을 맡았고,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아시아 공격수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둘 다 위대한 커리어를 가졌지만, 전성기 시절의 임팩트와 기여도를 따져보면 그 차이가 보다 명확해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성기 손흥민 vs 박지성’을 키워드로, 포지션 및 플레이 스타일, 기록 및 커리어, 전술적 기여도라는 3가지 관점에서 깊이 있게 비교해 보겠습니다.
1. 전성기 손흥민 vs 박지성, 포지션과 플레이 스타일의 본질적인 차이
손흥민과 박지성은 모두 윙어 출신이지만, 실제로 경기에서 수행한 역할과 축구 철학은 매우 달랐습니다. 박지성은 2008~2011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전성기를 보냈으며, 손흥민은 2018~2022년 사이 토트넘에서 커리어의 절정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전성기 포지션 활용도와 경기 내 영향력은 같은 '측면'에서도 매우 상이했습니다. 박지성은 전형적인 "전술형 멀티 플레이어"였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왼쪽 또는 오른쪽 윙어로 나섰지만, 필요에 따라 중앙 미드필더 또는 쉐도우 스트라이커 역할까지 소화했습니다. 특히 퍼거슨 감독의 전술에서 박지성은 상대의 키플레이어를 압박하고, 수비에서 공격으로의 전환 시 첫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며 경기 전체의 균형을 맞추는 핵심 선수였습니다. 박지성의 가장 큰 장점은 엄청난 활동량과 경기 내내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 그리고 팀을 위한 헌신이었습니다. 그가 경기장에서 보여준 '보이지 않는 기여'는 통계로는 담기 어렵지만 팀 전체의 퍼포먼스를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반면 손흥민은 훨씬 더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선수입니다. 스피드와 양발 슈팅, 돌파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며, 단독 돌파 이후의 골 결정력은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손꼽힙니다. 손흥민은 윙어로 출발하지만, 실제로는 투톱 스트라이커 또는 포워드 역할에 가까운 포지션에서 경기를 지배합니다. 해리 케인과의 합작 플레이는 EPL 역사상 최다 득점 콤비로 기록되었으며, 그 속도와 타이밍은 이미 전설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박지성은 주로 경기의 ‘흐름’을 책임졌다면, 손흥민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선수라는 점입니다. 박지성이 경기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상대 전술을 무력화하는 역할에 충실했다면, 손흥민은 그 경기의 결승골을 넣거나 승부를 결정짓는 장면에서 중심에 서 있는 선수입니다. 즉, 두 선수는 모두 팀에 필수적인 존재였지만, 그 방식과 접근법은 정반대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개인 커리어와 기록 비교: 두 전성기의 상징적 성과들
커리어 기록은 선수의 성과를 수치로 보여주는 가장 객관적인 기준입니다. 박지성과 손흥민은 각각 자신만의 방식으로 엄청난 커리어를 쌓아왔으며, 전성기 시절 남긴 기록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축구 역사에도 큰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박지성은 PSV 에인트호번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을 경험한 후,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며 유럽 축구의 중심에 진입했습니다. 그는 맨유에서 7시즌 동안 총 205경기에 출전해 27골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4회 우승, 리그컵 3회, 클럽 월드컵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2007-08)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2009-10 시즌에는 AC 밀란, 아스날 등 빅클럽을 상대로 연속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큰 경기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전술적으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라고 극찬하며, 실제로 중요한 경기마다 박지성을 선발로 기용했습니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에서 성장한 뒤,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해 프리미어리그에서 본격적인 스타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2021-22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3골)을 공동 수상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는 토트넘 역사상 EPL 100골 클럽에 가입한 유일한 아시아 선수이며, UEFA 올해의 팀 후보에 오르는 등 세계적 인정을 받아왔습니다. 현재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150골 이상을 넣은 그는 팀의 공격을 이끄는 주역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윙어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커리어의 방향성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박지성은 ‘우승 중심의 팀에서 역할 수행’을 통해 커리어를 쌓았고, 손흥민은 ‘비우승 팀에서의 압도적인 개인 기록’을 쌓았습니다. 박지성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직접 들어올렸지만, 손흥민은 201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버풀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또한 박지성은 한국 대표팀에서도 월드컵 3회 연속 골, 2002년 4강 신화의 주역이었고, 손흥민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주장으로서 16강 진출을 이끈 경험이 있습니다. 이렇듯 박지성은 ‘우승과 전술 완성의 아이콘’, 손흥민은 ‘개인 퍼포먼스와 득점력의 상징’이라는 상반된 기록을 남겼으며, 어느 쪽이 더 위대하다고 단정짓기 어려울 정도로 서로 다른 영역에서 정상에 올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팀 전술에서의 영향력과 전성기 임팩트
축구는 개인 종목이 아닌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팀 전술 내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가도 선수 평가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부분에서 박지성과 손흥민은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팀 전술에 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박지성은 경기 흐름의 조율자이자 전술의 중심축이었습니다. 특히 퍼거슨 감독 체제 하에서 박지성은 공격과 수비를 연결하는 역할, 즉 '트랜지션의 핵심'이었습니다. 상대 키플레이어를 맨 마킹하거나, 상대의 볼 전개를 차단하는 등의 역할을 맡으며 팀의 전술 수행을 완성시켰습니다. 그는 단순히 열심히 뛰는 선수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하는, 말 그대로 '지능형 선수'였습니다. 손흥민은 다릅니다. 그는 경기를 결정짓는 '피니셔'로서의 가치를 가집니다. 골이 필요할 때, 손흥민은 스스로 돌파해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며, 해리 케인과의 콤비 플레이는 역사상 최강 수준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손흥민은 경기를 정리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상대 수비라인을 붕괴시킬 수 있는 스피드와 기술, 결정력을 모두 갖춘 선수입니다. 토트넘의 전술은 손흥민의 속도에 맞춰 설계된 경우가 많습니다. 역습 중심 전술에서 손흥민은 단연 최고의 무기였고,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토트넘은 공격의 날카로움을 상실했습니다. 이처럼 손흥민은 공격 전술의 핵심으로서 팀의 결과에 직결되는 임팩트를 가졌습니다. 결국, 박지성은 팀의 전술적 완성도를 높이며 우승에 기여했고, 손흥민은 팀의 공격력과 경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결정적인 선수로 활약했습니다. 둘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선수였으며, 서로 다른 시대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킨 위대한 선수들임은 분명합니다.